이것은 설교라기 보다는 설교라는 형식을 빌은 흑인들에 대한 보고서 정도로 ...

김창한　

　

* 성령의 노래, 검은 노래 노란 노래(출15,1-21; 눅 4,18-22) *

1993.7.25

-존 아빌젠(Jdhn Avildsen) 감독의 "Power of One"이라는 영화를 보았습니다. 배경은 남 아프리카를 배경으로 전개되는데, 이영화는 이 곳에서 흑인들이 어떤 고통을 당하며 그 고통을 어떻게 극복해 나가는 가를 감동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보통 유럽에서 이민 와서 아프리카에 사는 백인들을 '아프리카너'라고 합니다. 이 아프리카너 학교에서 백인교장은 백인 학생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이 새땅은 신께서 주신 우리 땅이고 우리는 꼭 되찾아야 한다. 흑인은 비천한 존재다. 하나님께서 검게한 것이며 영원히 노예로 살 것이다. 하나님의 이 말씀을 우리는 이땅에서 꼭 실천해야 한다."

　

이 말은 지금도 백인이 흑인을 바라보는  상징적인 말입니다. 흑인은 결코 백인과 같은 존재일 수 없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이 말은 남아공화국에서 흑인들이 당하는 현실이기도 합니다. 흑인들은 두 대륙에서 고통을 당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아프리카에서의 다국적 기업에 의한 경제 문화적 수탈과 인종분리정책이며, 다른 하나는 미국서의 인종차별입니다.

짐바브웨의 무조레와라는 흑인 장로는 흑인이 갖는 피억압의 상황을 서구의 그리스도고 신학에서는 결코 심각하게 다루어 본적이 없었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남아프리카에서 흑인이란 "비(非)백인", 즉 백인보다 못하고 그래서 인간만도 못한, 인간이하로 분류된 것임을 의미합니다. 흑인이라는 것은 수치를 수반합니다.

　

"그리스도교의 아프리카 전래는 다양한 형태로 이루어지기는 하였으나 문화적 요소를 증심으로 하기가 일쑤였다. 따라서, '구원받은' 아프리카인의 판별기준은 그 사람이 서구 문화의 일정한 요소들을 자기 것으로 소화했느냐 못했느냐로 되었다. 영적 구원은 물질적 소유, 특히 수집된 서양 상품을 매개로 하여 선전되었다. 구원을 받은 아프리카인은 또한 읽고 쓰는 법을 배웠다. 그 결과 그들은 돈 잘 버는 자리에 취직하여 부유한 계층이 됨으로써, 증명하였다. 그러나 후에 아프리카인들이 하나님이 그들에게 주신 땅을 되찾기 위한 싸움을 시작하자 선고사들은 이러한 구원의 기준을 바꾸었다. 이번에는 빈곤이 진정한 한나님의 백성의 징표가 되었다."(무조레와)

　

　

지난 89년 우리나라에서 WARC(세계개혁교회연맹)가 열렸는데, 이 연맹의 회장이었던 아프리카 신학자 알란 보삭은 [우리는  더 이상 순진하지 않다]는 책에서 윌모어(Gayrard Wilmore)와 존스(Major jones)의 흑인에 대한 종교교육에서 사용된 소위 노예교리문답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언급을 인용하면서 백인기독교인들이 범한 죄를 지적하고 있다.

　

문:누가 당신에게 주인과 여주인을 주었습니까?

답:하느님이 주셨습니다.

문:하느님이 당신을 지으신 것은 무엇을 위해서입니까?

답:곡식을 거두기 위해서입니다.

문:"간음하지말라"´A ¸≫Aº ¹≪½¼ ¶æAO´I±i?

답:하늘에 계신 아버지와 땅에 계신 주인을 섬기며, 감독자에게 복종하고 아무것도

훔치지 말라는 뜻입니다."

　

노예를 위한 교리문답서들은 한결같이 흑인종의 열등함과 백인의 지배란 하늘이 부여한 신성한 것임을 노예들의 정신속에 주입시키려는 목적을 보증하기 위한 기록이었다고 뵈삭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또 노예제도가 하느님의 뜻이라고 거침없이 설명하는 신학자들이 아주 많았다. 퍼먼(Richard Ferman)신부는 "노예를 소유할 권리는 성서에서 교훈과 예화로서 분명히 확립되었다. 성서의 서신이나 성령 그 어느 것도 노예제도를 폐지하라고 요구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였다. 휘트라는 신부는 자신의 국민인 네덜란드 백인 그리스도인들이 그들이 가진 흑인 노예들을 어떻게 취급하였는가를 설명하고 있다.

"자기 종들-이들은 대부분이 흑인 아이들인데-을 쏘아 죽이고, 추운 밤에 아무 배려도 없이 재워 이 불쌍한 아이들이 재 속애 파묻혀 자다가 심한 화상을 입도록 하는 그런 사람들에게 과연 종교적인 , 말하자면 인간적인 감정이 있다고 할 수 있겠는가...또 아주 사소한 이유로 또는 아무 이유도 없이 이 아이들을 채찍으로 때리는 그 크고 힘센 사람들에게 무슨 종교적인 감정이나 인간적인 감정이 있을 수 있겠는가...얼마나 엄청난 불의가 이곳에서 일어나고 있는지. 얼마나 소름끼치는 악법. 억압. 살인이 자행되고 있는가. 하느님도 아시고 나도 알고 있다!"

　

하딩(Vincent Harding)이라는 흑인은 흑인들이 노예로 끌려가는 장면을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우리는 노예선에서 처음으로 (백인)그리스도를 만났다. 갑판 아래의 냄새나는 감옥 속에 갇혀 공포와 질병, 그리고 가족과 집에 대한 슬픈 기억 속에서 수천명이 죽어가고 있을 때 우리는 그의 이름이 찬양으로 불리어지는 것을 들었다. 우리가 또한 갑판에서 뛰어내려 상어들에게 잡아먹히게 되었을 때 우리는 배의 한쪽에 그의 이름이 새겨져 있는 것을 보았다. 우리의 여인들이 선실에서 강간을 당할 때 그녀들은 선반 위에 그 위대하고 성스러운 책이 놓여 있는 것을 볼수 있었다. 이렇게 그리스도를 소개하는 것은 기분좋은 일이 아니다. 그러나 그러한 가공할 일들은 미국 땅에서도 계속되었던 것이다."

미국에서의 독특한 음악은 이런 과정속에서 형성 되었다. 폴 틸리히(Pa ul Tillich)라는 신학자가 "종교는 문화의 형식이요 문화는 종교의 표현이다"는 말을 했듯이 흑인들은 자신들의 흑인성이 형식이 되어 자신들의 정서를 노래로 표현하였던 것이다. 흑인 공동체는 흑인들 자신이 곧 검은 성령의 배경임을 깨달았고 어떠한 사슬로도 흑인적 인간성의 정신을 얽매지 못한다는 것을 주의 임재을 통하여 알게 되었다.

미국의 흑인 신학자 제임스 콘은 그 노래를 그의 "흑인영가와 블루스"라는 책에서 잘 정리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흑인음악은 총체적 음악이다. 그것은 흑인 민중들의 기쁨과 슬픔, 사랑과 미움, 그리고 희망과 절망을 하나로 통일시킨다. 그것은 또한 흑인 민중들로 하여금 완전한 해방의 길로 나아가도록 이끌어 준다. 그것은 흑인의 존재를 형성시키고 규정지어 주며, 흑인적 표현을 위한 문화적인 구조들을 창조해 낸다.

흑인음악은 살아있는 현실이다. 흑인영가에 대한 신학적 해석이 영가를 형성하였던 문화적 환경을 무시한다면, 그것은 결코 타당한 해석이 될수 없다. 미극에 있어서의 흑인 경험은 굴욕적 억압과 저항의 역사이며, 죽음의 땅에서 생존하려는 자들의 역사이다. 그것은 또한 사슬에 묶인 흑인의 삶을 기록한 이야기이며, 흑인민중의 영혼과 몸에 와닿는 의미의 진술이다. 바로 이것이 흑인영가를 앵태하고 있는 총체다. 노예제도가 뜻하는 것은 자신이 살던 조국에서 사로 잡혀 악취로 가득찬 노예선에 실려 미지의 땅으로 끌려오는 것이다. 노예제도란 또한 자신이 마치 말이나 소나 집안의 살림도그와 같이 하나의 물건으로 취급당하는 삶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흑인에게 있어서 노예 시장은 그들의 비인간화된 현실을 가장 무섭게 드러내는 상징적 장소가 된다.

흑인민증의 지혜는 선한 노예 주인에 대한 부질없는 허상을 제거하고 있다.

　

"옛적에 노예들이 살기 좋은 시절이 있었다고 들었네만,

나는 그때에도 좋은 시절은 결코 본 적이 없다네.

주님이시어, 나의 사랑하는 주님이여!

그것은 끔찍스런 나날들이었나이다.

　

노예살이는 괴로운 것이지요, 주인님. 주인께선 그것이 얼마나

괴로운지를 모르실거예요. 모든 검둥이들이 얼마나 뼈아프게 자유를

원하는지 주인께는 설명할 수 조차 없지요.

　

거기 선 채로 물끄러미 쳐다보지 않은 사람에게는 노예살이란

어떤 것인지 말할 수 있다오-아픔을 참아온 사람이여.

　

흑인종교의 본질, 다시 말해서 '엄청난 시련' 속에서도 자유하려고 애쓰는 경험은 흑인영가에 잘 드러나 있다.흑인영가는 "영원하신 하나님을 향하여 나아가려는  흑인 영혼의 노례이며, 백인들이 무슨 말을 하건 상관없이 우리는 인간이다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 주시는 그리스도의 말씀을 긍정하는 흑인 영혼의 노래이다.

"오 자유 ! 오 자유!

오 나는 자유를 사랑하네!

내가 노예가 되기 전에 내가 무덤에 묻히기 전에

내 주께 가려네 자우하게 되겠네."

　

"주께서 우리를 저 고향집으로 부르실 때,

우리는 곧 자유하게 되리라

우리는 곧 자유하게 되리라

우리는 곧 자유하게 되리라."

　

흑인영가에 나타난 해방의 메시지는 하나님의 정의가 인간을 얽매고 있는 착고를 풀고 억눌린 자들을 구원하시는 사건에서 계시된 성서적 주장에 근거하고 있다.

"우리는  자유케되리라.

병든자에에게 나음을, 눈 먼 자에게 빛을, 앉은뱅이에게

걸을 수 있는 힘을 주시는

그분은 죽은 자들을 땅 밑에서 세우시고,

그들이 말하게 하리라."

　

노예들은 예수께서 자기들과 함께 계시기를 원했습니다.

　

"함께 하소서! 함께 하소서 주여!

함께 하소서! 함께 하소서 주여!

홀로 먼길을 갈 때

우리와 함께 하시기를 원하네.

　

고통 속에 있는 우리와 함께 하소서!

고통 속에 있는 우리와 함께 하소소!

홀로 먼 길을 갈 때

우리와 함께 하시기를 원하네.

　

죽는 날에도 우리와 함께 하소서!

죽는 날에도 우리와 함께 하소서!

홀로 먼 길을 갈 때

우리와 함께 하시기를 원하네."

　

"아 그들은 사정없이 매질했네

사정없이 사정없이 사정없이

아 사정없는 매질속에서도

그는 한 마디 말도 없었네.

그저 머리를 숙이고 그는 말없이 우셨네.

　

아 그들은 가시간을 씌웠네 가시관을 가시관을

아 가시관을 쓰고서도 그는 한 마디 말도 없었네

아 가시관을 쓰고서도 그는 한 마디 말도 없었네

그저 머리를 숙이고 그는 말없이 우셨네.

　

흑인 노예들은 예수가 십자가의 처형 속에서 당하신 고통과 치욕이 어떤 것인가를 알았기 때문에 그들은 자신들이 그의 곁에 서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우리 주님 십자가에 처형될 때,

거기 너 있었는가 그때에?

우리 주님 십자가에 처형딜 때,

거기 너 있었는가 그때에?

아 그로 인해 때로 나는 떨려 떨려 떨려

우리 주님 십자가에 처형될 때,

거기 너 있었는가 그때에?

　

그들이 주의 허리를 창으로 찌를 때,

거기 너 있었는가 그때에?

　

그가 머리를 떨구고 숨질 때에도,

거기 너 있었는가 그때에?"

　

예수가 홀로 고난의 길을 가시지 않았듯이 노예들이 노예살이의 길을 홀로 가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예수가 그들과 함께 계셨다! 예수는 속박을 풀어주기 위하여 오신 하느님의 흑인노예(God's Black Slave)이셨다.

그리고 노예의 인간성과 영혼은 하느님의 해방행동과 일치할 수 있는 자유를 얻는다.

　

"어느날 나는 걷고 있었네

예수 내영혼에 복 내리쎴네

그 목소리는 들리나 아무도 보지 못했네

예수 내 영혼에 복 내리셨네.

　

아 산 위에서 외치고 싶네

예수 내 영혼에 복내리셨다고."

　

흑인영가가 성서를 통한 구원의 경험을 노래로 표현했다면 블루스는 흑인의 경험의 세속적인 차원을 그려주고 있다. 블루스는 흑인적인 삶과 이 험한 세상과 극단화된 억압의 상항 속에서 생존하려는 끈덕진 힘에 관하여 말해 준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블루스는 아마도 19세기 말에 그 형태가 갖춰지기 시작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블루스의 정신과 그 분위기의 기원은 노예시대 그리고 멀리는 아프리카에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블루스는 아프리카인들의 느낌과 생각을 우리에게 전해주고 있다. 블루스는 "세속적인 흑인영가"이다. 블루스가 그 관심사를 현실적인 것에만 제한하고, 성적인 표현을 긍정한다는 점에서 볼 때, 그것은 확실히 세속적인 노래이다. 그렇지만 블루스가 흑인적 경험의 진실을 추구하는 동일한 바탕 위에서 끌려왔다는 점에서 보면, 그것은 영가의 성격을 지닌 것이다. 흑인영가와 블루스의 차이는 흑인영가가 노예 이전의 현실을 다루고 있고, 블루스는 대부분 남북전쟁 이후의 것이다는 점이다.

흑인들은 확실히 자유의 시간속에 살게 되었지만,그들에게 점점 더 필요하게 된 것은 의식주를 해결하기 위한 돈이었다.

　

"옛날에도 내겐 땡전 한푼 없었지만,

지금도 어딜 가나 돈이 필요하다네."

　

블루스속에 흐르는 경험은 백인의 인종차별사회 안에서 흑인으로 살아가는 경험이다. 블루스는 삶의 부조리성과 모순으로 가득찬 상황 속에서 의미를 추구하려는 몸부림을 전해 주고 있다.

　

"저 구석에 처박힌 나의 가슴은 터질 것 같았네

저 구석에 처박힌 나의 가슴은 터질 것 같았네

          한 덩이의 빵을 살만한 돈도 나는 구할 수 없었네"

　

　

"여인이 블루스를 대할 때면

그녀는 머리를 파묻고 울게 된다네.

사내가 블루스를 손에 쥐면

화물차를 잡아 오르게 된다네."

　

노래를 통해서 새로운 차원이 창조되며,  한 개인은 새로운 경험의 지평으로 전환된다. 그것은 인종차별주의와 증오에 의해서 상징화되어 버린 비존재의 현존에도 불구하고 존재에의 의지를 강조하고 있다.

　

"그대는 오늘 아침에 떠났네 삼십 분 전에 떠났네

그대는 오늘 아침 떠났네 삼십 분 전에 떠났네

날 더 이상 사랑할 수 없다는 쪽지를

베개 위에 남기고 그대는 떠나갔네.

　

베개를 끌어안고 치대 위에 뒬굴며 난 울었네

베개를 끌어안고 치대 위에 뒬굴며 난 울었네

내 볼이 붉게 물들 때까지 그대를 생각하며 울었다네.

　

이별은 견딜 수 없는 것은 마치 쓰디쓴 알약과도 같은 것

이별은 견딜 수 없는 것은 마치 쓰디쓴 알약과도 같은 것

블루스가 내게 없었다면

그대의 야속한 마음이 날 쓰러지게 했으리."

　

블루스는 추상적이지 않고 구체적이다. 그것은 경험의 현실에 대한 압축적이고도 직접적인 반응이다.

또한 블루스는 상처입고 좌절당한 남녀들, 그리고 인간 사랑의 혼돈과 별리의 정서를 느끼고 있는 남녀들의 노래이다.

　

"차거운 손을 내게 남겨두고

그녀가 내 곁을 떠났다네.

그러나 난 이 슬픔을 저주치 않으리

그녀는 다른 남자와 함께 떠났으니까."

　

"철길에 내머리를 얹고 누워 버릴까

철길에 내머리를 얹고 누워 버릴까

내 사랑하는 여인은 되돌아오지 않으니."

　

흑인영가와 달리, 블루스가 말하는 희망은 하늘의 관념에 담겨져 있지 않다.

　

"조그만 철길을 사려한다오

조그만 철길을 사려한다오

꿈 길 가득한 그 님 아니면 아무도

그 길로 가지 못하게 하겠소"

　

흑인영가와 블루스는 미국이라는 백인이 지배하는 나라에 아프리카라고 하는 뿌리를 가진 흑인 민중들의 신앙과 삶의 애환을 표현하고 있다.  그것은 바로 수천, 수만년 동안 자신들의 종교와 민속적인 전통을 빼앗긴 흑인됨의 경혐이었다. 검은 피부를 가졌다는 이사실은 고난과 억압의 상징이기도 하지만 그 속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을 재현한는 것이다.

흑인의 노래는 우리 민족의 노래와 멀지 않다. 흑인들이 검은 노래를 불렀듯이 우리는 노랑 노래를 불러야 할 것이다. 우리 민족역시 주변 제국주의에 의해 우리의 고유한 정서와 전통을 잃어버렸습니다. 그러나 그 억압의 와중에도 우리 노래는 남았습니다.

　

다시 성서본문으로 돌아가보겠습니다. 구약성서에서 출애굽이라는 놀라운 해방의 행위는 이스라엘에게 있어 바로 신앙고백의 대상이었다. 소위 "바다의 노래"(출,15,1-21)는 이스라엘 역사에서 가장 오래된 기록중의 하나인데, 이것은 "사막의 침묵을 깨뜨린 새로운 신에게 드리는 최초의 오래"였다. 출애굼은 신화가 아니고 역사의 열림이었다.신약성서의 부활사건 만큼 구약성서에서는 출애굽사건이 중심적인 사건이다. 바로 이러한 열림으로 부터 하느님의 해방활동이 자기 백성들에게 드러났던 것이다. 야훼 하나님은 제국주의의 기마와 기병을 바다에 처 넣었습니다. 그분은 절망하여 울고 있는 흑인들을 당신의 성소로 인도해 주십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이 '바다의 노래'를 부르면서 미래에의 희망을 가졌듯이 지금도 아프리카에서 투쟁하고 있는 남아공화국의 넬슨 만델라가 이 노래를 부르고 있습니다.

요즘 문민정부가 출범했다고 사람들은 떠들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더 이상 정치에 별 관심을 두지 않고 있습니다. 주말이 되면 교외로 빠져나가는 모든 도로는 차들로 붐비고 야구장은 만원입니다. 70년대와 80년대의 암울했던 상황과는 전혀 다름니다. 어떤 사람은 포스트 모던 사회가 되어 그따위 해방이니 통일이니 하는 큰 이야기 말고 작은 이야기를 하자고 합니다.

확실히 시대는 변했습니다. 가난과 어두움은 이제 우리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그러나 지금도 민중 교회나 빈민교회같은 작은 교회에서는 이름없이 빛도 없이 야훼의 노래를 부르고 있는 우리의 이웃이 있습니다.

시대가 변하고 세상이 변해도 우리가 붙들고 놓치지 말아야 할 한가지 사실은 이것입니다. 바로 이스라엘 백성이 에집트를 탈출하면서 불렀던 해방의 노래입니다. 우리우리에게도 노래가 없는 것이 아닙니다. 동학혁명 시절 불렀던 녹두장군의 노래부터 아리랑 그리고 수많은 민요들과 농요가 있습니다. 여기에 우리의 마지막 종착역이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 노래의 색깔은 누런 황소나 황토색이나 우리 피부색 같은 노랗고 누런 노래입니다. 이 노래 속에 바다의 해방노래가 있고 우리의 꿈을 실을 수 있을 것입니다.

마침내 우리는 구약의 약속을 지나 신약의 성취에 이르렀습니다. 눅 (4,18-21)은 해방의 역사적 사건을 통한 성취를 기록하고 있는데, 그 사건은 다시 새로운 약속이 되어 완전한 성취로 향하여 나아갈 길을 밝혀줍니다. 주님의 성령이 우리에게 내리신 것입니다. 그 성령은 신비스럽거나 기이한 것이 아닙니다. 주님의 성령은 바로 눈먼 사람이 보게 되고, 억눌린 사람들이 자유를 얻는 은총의 영입니다. 만일 남아공화국의 인종분리정책이나 미국의 인종차별이 종식되지 않는다면 백인이 가르치는 성령론은 거짓이다라고 극단적으로 이야기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제는 우리의 노래를 불러야 합니다. 서구 대륙을 거치지 않고 바로 이스라엘의 광야로 나가야 겠습니다. 그리고 우리 민족의 한과 정서가 듬뿍담긴 우리의 역사와 산천으로 여행을 떠나야겠습니다. 역사속에 담긴 언어 하나 하나 , 나무 한그루, 풀 한포기에 애정을 갖고 살아야 겠습니다. 이것이 바로 과로로 타계한 서남동 목사님이 하실려고 한 '민중신학'이며 우리의 마지막 종착역이자 진정한 출발점입니다. 지금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지 못하는 우리지만 낙심할 필요는 없습니다. 적어도 우리가 누런 황토색의 피부를 가졌음을 자각하고 속은 희고 겉은 노란 바나나가 아님을 부정할 수 있을 때 한복을 입은 황색 메시야는 우리에게 오실 것입니다.

'Power of One'의 마지막 장면은 다음과 같은 자막으로 마칩니다.

"남 아프리카와 세계 전역에서, 모든 사람의 인간의 존엄성과 동등한 권리를 쟁취하려는 투쟁은 계속되고 있다.

변화는 많은 사람의 힘으로만 올 수 있지만, 그러나 그것은 많은 사람들이 좌절당하지않는 하나의 힘을 형성하기 위해 함께 단결할 때만 가능하다."

성령은 하나로 모으는 힘입니다. . 약한자들의 하나됨입니다. 성령은 연대하는 능력입니다.